강아지 고양이 치약 / 오라틴, 버박, 덴탈피트 장단점 비교 & 솔직 후기

2020. 10. 30. 20:00멍이랑 냥이랑 써봤어요

반려동물 키우면서 제일 후회되는 일 중 하나가 어릴 때부터 양치질 훈련을 잘 시키지 않은 것 & 매일매일 양치질해주지 않은 것이다. 그 때문에 열네 살 된 우리 시추는 여러 차례 스케일링과 발치, 잇몸 염증 치료를 했지만 여전히 잇몸이 좋지 않은 편이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구강관리 용품과 영양제를 많이 써봤는데, 요즘 쓰고 있는 치약은, 반려동물 치약계의 기본 템인 버박 C.E.T 닭고기 맛과 오라틴 투스페이스트 겔, 그리고 최근 구매한 덴탈피트 치약이다. 오늘 치약 3종을 비교해볼까 한다. 

 


 

버박 C.E.T 닭고기 맛 - 극강 기호성 & 찜찜한 성분 

글루코오스 옥시다아제, 락토페록시다아제 성분이 치아의 플라그와 잇몸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장점은 엄청난 기호성이다. (물론 입맛 까다로운 고양이들에게는 무소용이지만.)

요즘에는 노견이라 식탐이 예전 같지 않지만 우리 강아지는 한창때 버박 치약 꺼내 들기만 해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다. 치약 뚜껑도 열기 전에. 아마 양치질 시간이 아니라 간식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시큼한 쉰내 같은 냄새가 나지만 맛은 좋은 모양이다. 기호성이 좋기 때문에 먹느라 정신 팔려 있을 때 이빨 몇 개 닦일 수 있긴 하다. 물론 기호성 좋다고 양치질에 협조적으로 변하진 않기 때문에 치약 맛보느라 바쁠 때 샤샤샥 신속하게 닦여야 한다. 

 

 

단점은 찜찜한 몇몇 성분이다.

기호성을 위해서 가금류 다이제스트가 들어 있는데, 이 가금류 다이제스트란 게 뭔가 찾아보니 닭, 오리 같은 가금류의 고기와 장기, 조직 등을 이용해서 만든 일종의 향미제라고 한다. 치아에 있는 음식물을 닦아내려고 열심히 양치질을 하는데 고기류로 만든 향미제를 이빨에 발라주는 게 맞는 건가 의문이 든다. 

 

 

이외에도 첨가물이 좀 많이 들어가 있다. 보존제로 발암 물질이다 아니다 말이 많은 벤조산나트륨, 장기 섭취 시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논란 중인 이산화티타늄(티타늄디옥사이드)이 들어 있다.

이외에 첨가물로 글리세린, 수화실리카, 소르비톨 등도 포함되어 있다. 

 

총평

양치질 훈련용으로 딱이다. 치약이 맛있는 거고 양치질 시간이 즐거운 거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을 때 쓸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성분을 모르고 오랫동안 생각 없이 써왔는데 성분을 알게 된 후로는 별로 손이 가질 않는 치약이다. 

 


 

오라틴 투스페이스트 겔 - 좋은 평판 & 무난한 성분  

글루코스 옥시다제, 덱스트라나제, 라이소자임, 락토페록시다제, 락토페린, 뮤타나제 같은 천연 성분이 플라그와 염증을 억제해준다. 잇몸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장점은 버박에 비해서 성분이 괜찮은 편이다. 효과도 좋다는 후기가 많다.

6종의 천연 성분이 이빨과 잇몸 건강을 위해 들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해서 장기 섭취해도 괜찮다고 한다. 첨가물은 글리세릴폴리메타크릴레이트, 소르비톨, 하이드록시에킬셀룰로오스 등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성분은 눈에 띄질 않는다. 

 

단점은 기호성이 그다지 좋지 않다.

잘 먹는 아이들도 있던데, 우리 집 애들은 무반응이다. 식탐 많은 강아지도 심드렁하다. 

 

 

총평 

무난한 제품이다.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가 많고 성분도 무난해서 즐겨 쓰고 있다. 

잇몸에 바르면 되는 치약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바르기만 하면 된다는 얘기는 믿지 않는다. 물론 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중요한 건 칫솔질이다. 브러싱을 꼼꼼히 하지 않으면 이물질 등이 닦여나가질 않는다. 양치질 훈련할 때, 도저히 양치질 불가능일 때만 잇몸에 발라줄 것을 권한다. 

 


 

덴탈피트 치약 - 좋은 성분 & 괜찮은 기호성  

키토산, 다시마 추출물, 녹차 추출물, 자몽씨 추출물, 락토바실러스, 알란토인, 니코틴산아미드, 유비퀴논 같은 성분이 충치균과 플라그를 억제하고 잇몸 염증을 완화해준다. 

 

 

장점은 유해성분을 최소화했다는 것.

화학 응고제나 방부제, 향료, 색소, 계면활성제, 연마제 같은 성분이 배제되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치약을 뱉지 못하고 삼키는 만큼 성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제품은 치약에서 문제가 되는 성분들이 빠져 있다. 글리세린은 좀 아리송한 성분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성분에 꽤 신경을 많이 쓴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 기호성도 괜찮다.

버박 C.E.T 닭고기 맛만큼은 아니지만 할짝할짝 핥아먹을 정도로 반응은 좋다. 요구르트 냄새가 나기 때문에 유제품 종류 좋아하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점은 잘 모르겠다.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고 원래 치약이라는 게 드라마틱한 효과가 막 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알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총평 

성분이 좋아서 요즘 제일 열심히 쓰고 있는 치약이다. 괜찮은 기호성에 괜찮은 성분, 별로 찜찜하거나 걸리는 데가 없다. 

 


 

* 양치질 훈련용으로는 버박 덴탈피트 오라틴 

* 좋은 성분의 치약을 찾는다면 덴탈피트 오라틴 버박 

* 효과는 오라틴 = 덴탈피트 버박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단순화하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텐데, 치약 고르느라 결정장애 걸린 집사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치약의 효과는 꼼꼼하게 브러싱 하는 것, 하루 두 번 식후에 양치질하는 것, 이 2가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물론 나도 가끔은 실천하지 못할 때가 있지만, 열심히 양치질할 때는 아이들 잇몸 상태가 좋고 닦일 때 피가 나거나 하는 일도 없다. 하지만 바빠서 양치질 게을리하다 다시 양치질을 해주면 어김없이 잇몸에서 피가 나곤 한다. 그 사이에 나빠졌다는 얘기다. 

 

양치질은 단순히 충치 안 생기려고 하는 게 아니다. 충치도 문제지만 잇몸 질환은 정말 잘 낫지도 않는 데다 심하면 턱뼈까지 염증이 이어져서 턱뼈가 소위 녹아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는 작은 부딪힘 정도로도 턱뼈가 부러질 수 있는데, 나이 먹으면 뼈가 잘 붙지도 않기 때문에 삶의 질이 심각하게 낮아질 수 있다. 나빠지기 전에 미리미리 부지런히 양치질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많은 집사님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